2011년 8월 13일 토요일

8월 9일 화요일 Crater Lake 국립공원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러서 Crater Lake 국립공원에 갔다.



입구에 붙어있는 미아 찾는 포스터. 왼쪽 사진은 잃어버렸을 때 사진. 오른쪽 큰 사진은 아마 지금쯤 이런 모습일 거라는 사진. 너무 멀리 있어서 자세히 읽어볼 수 없었다.


이 곳은 한마디로 멋진 곳이다. 칼데라 자체로도 신기하지만, 8월 초까지 온 눈이 곳곳에 남아있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호수, 높게 치솟은 소나무, 풀밭 사이로 조금씩 피어 있는 여러 가지 야생화, 예쁜 소리로 지저귀는 새(아마도 jay, 어치).



얇은 긴 옷을 입었으면 딱 좋았을 텐데. 반팔옷만 입으면 살짝 춥고, 윗옷을 걸치면 좀 덥다.



이 호수는 깊이가1000피트가 넘고, 가장 깊은 곳은 2000피트 가까이 되는 깊은 호수이다. 햇빛이 호수에 들어가서 빨강, 노랑, 주황, 녹색이 모두 흡수되고 마지막으로 푸른색이 반사되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50만년 동안 잦은 화산폭발로 자라난 Mazama 산이 7,700년 전에 무너지면서 칼데라가 되고 비와 눈이 녹은 물이 칼데라를 채우면서 이 호수가 만들어졌다. 왼쪽에 사선으로 보이는 부분이 무너진 Mazama 산의 일부가 남아있는 모습.



칼데라호수가 만들어진 다음에 작은 폭발이 일어나서 생긴 Wizard 섬. 마법사의 모자처럼 생겨서 그런 이름을 지은 것 같다.


5천년 전 부터 이 호수는 완전히 닫힌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호수로 흘러 들어오는 물도 흘러 나가는 물도 없는 상태에서, 눈과 비가 온 만큼 호수가 점점 깊어지고 물이 증발하거나 지하로 스며들어서 수면의 높이는 거의 일정하다고 한다.
원래 물고기도 살지 않았는데, 과거에 어류 6종을 이 호수에 방류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2종만 남아있다나. 자연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류 방류는 금지하고 낚시는 허가를 받아서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폭포의 이름은 Vidae 폭포. 호수에서 나온 물이 흘러내리는 것인 줄 알았으나, 눈이 녹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 곳은 일 년에 8~9개월동안 눈이 오는데, 강수량이 66인치. 적설량은 44피트. 관리사무소에서 최대로 눈이 많이 왔을 때는 21피트까지 쌓였다고 한다.
Pumice Castle은 안산암 성분이 많은 용암을 기반으로 해서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 위로 다른 물질이 쌓였지만, Mazamz 산이 무너지면서 단단한 Pumice Castle이 남은 것이다.


Mazama 산이 최고로 많이 무너지고 있을 당시에 화산재가 시속 160킬로미터로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왔고, 그 위로 scoria라고 불리는 커다란 돌덩이들이 지나갔다. 온도는 400도를 넘었다고 한다. 뜨거운 기체가 분출하면서 그 속에 들어있던 광물이 화산재를 단단히 접합시켜 날씬한 봉우리를 만들어 냈는데, 그게 바로 이 Pinnacles다.


이 공원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Mount Scott. 높이 8928피트. 바라보기만 했다.


전망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Cloudcap 전망대로 가는 길인데, 눈이 가득해서 닫아놓았다.


이 공원의 백미는 아마도 Cleetwood Cove에서 시작하는 보트여행일 테지만, 경사가 급한 길을 1마일 정도 걸어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접었다.



Phantom Sheep을 떠나는 보트. 반대편에서 보니 물결이 햇빛에 반사되는 게 잘 보인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Annie를 만난 것이다. 길가에 주차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편안하게 차 안에 누워 있는데, 누군가 차 문을 두드리는 거다. 길을 잃었다며 도와달라는 거다. 근데 Annie가 말을 엄청 많이 하고 빨리 하는 바람에 대부분은 못 알아들었다.
자신은 58세이고 남편은 63세인데, 함께 이 곳을 자전거로 달리다가 남편을 놓쳤다는 거다. 자신은 국립공원 패스가 없어서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니 나가 볼 수도 없고, 차를 어디쯤 주차했는지 모르겠고, 남편은 핸드폰이 없다는 거다. 지금 25마일을 달려온 상태여서 매우 피곤하고, 점심도 못 먹었단다. 남편은 노란색 옷을 입고 붉은 배낭을 메었으니, 보면 말해달라고 하고, 내 지도를 받아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녀와 헤어진 우리는 가던 길을 가고 있는데 저만치서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열심히 오르막길을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차를 돌려서 부인 이름이 애니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 부인이 저 위에 있다고 말해주고, 앞질러 가서 부인을 찾아 멈춰 세우고 둘을 만나게 해 주었다. 아. 내가 생각해도 Good Job!



그러나 참 짧은 영어 실력으로 대꾸를 할 수 없었다는 게 매우 안타까웠다. 여행만 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조금만 길게 대화를 나눌라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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