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일 화요일

7월 24일 일요일 Lake Couer d'Alene

비닐로 망사 천정을 감싼 것은 정말 잘 한 일이다. 전날보다 훨씬 춥지 않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우리가 텐트를 치우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으니까 어떤 사람이 오더니 자신이 그 자리를 가져도 되냐고 묻는 거다. 그 주변에서는 괜찮은 자리였던 것 같다. 햇빛이 잘 들어서 아침에는 습기가 빨리 증발해서 좋긴 했다. 덕분에 오후에는 내내 뜨거운데...
워싱턴 주를 지나 아이다호 주로 들어갔다. 제일 처음 나오는 관광안내소는 Post Falls 라는 곳에 있었다. 지금까지 본 중에서 가장 테라스가 멋진 곳이다. 일요일이라 사무실 문을 닫아서 지도를 구할 수 없었던 건 아쉬웠다. 주위에는 이따금 오토바이가 지나가고 있었고, 사람이 적었다. 그늘 밑 탁자에 앉아서 맛있게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했다.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는 도중에 아주 넓고 푸르고 사람들이 요트를 타고 있는 호수를 발견했다. Coeur D’Alene 호수라는 곳이었다. 원래 계획에 없던 곳이라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하루 묵어보기로 했다. Lake Coeur D’Alene Camping Resort라는 곳이다. 하루에 27달러인데 세금까지 합해서 29.4달러였나? 호수 옆이라 경치는 좋은데 고속도로와 가까워서 조금 시끄러웠다. 물론 밤이 되니까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좀 낫기는 했다. 텐트를 잘 지은 다음, 호수를 둘러보는 Scenic Byway를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나 멋졌다. 끝도 없는 호숫가 군데군데 별장들이 있고, 자신만의 요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낚시도 하고 호수 가운데에서 수영도 하고 신나게 요트를 달리기도 하고...


그러나 그러한 상태로 1시간쯤 가니까 이제 호수는 그만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잠도 충분히 못 자서 졸음이 쏟아지기도 하고 쫌 괴로웠다. 휴양지로는 좋은 곳 같다.


원래 이곳은 계곡을 흐르는 강이었지만, 빙하가 생기면서 이 계곡을 차지하고 댐을 만들었다가 빙하가 녹으면서 그 물이 흘러넘쳤다고 한다. 이 때 쓸려 내려온 자갈과 모래 등이 쌓여서 강줄기를 막고 계곡이 사라진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빙퇴석(moraine)이 남북으로 흐르던 강의 흐름을 바꾸어서 지금의 Spokane 강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 강은 동서로 흐르겠지?
이곳은 동양인이 아주 드문 곳인 것 같다. 아니 오직 백인만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은 우리 텐트 주변을 자전거를 타면서 계속 얼쩡거리고, 어른들은 먼 발치에서 흘끔거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긴 하지만 hot tub이 있어서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사람들이 북적거려서 이용하지는 못했다. 오리보트를 타고 주변 호수를 돌아보는데 2시간에 20달러라고 했다. 애인이나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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