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8일 월요일

2016-0115-코임브라 파두를 듣다.

정들었던 아파트를 떠나면서 뻬드로에게 짐을 올려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으나, 우리끼리 해결하고 떠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메일을 주고 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10시쯤 집을 나섰다. 떠나기 전에 식탁에 있는 keybox에 열쇠를 넣고 집을 빠져나와 문을 닫으면 끝. 주인이 바깥에서 다른 열쇠로 열면 되니까 떠날 때는 말없이 갈길 가면 된다.


차를 주차했던 카페 Miraporto 전용 주차장. 3일에 15유로이니 근처에서 묵는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일방통행길을 빠져나올 때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아베이로(Aveiro)를 들러서 포르투갈 운하의 모습을 구경하려고 길을 나섰으나, 뜻하지 않게 전자식 고속도로로 들어가면서 사이렌이 울리는 바람에 식겁해서 바로 국도로 빠져 나왔다. Arcozelo라는 시골 동네에 멈추어 서서 톨게이트도 없고 사무실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통행료를 어떻게 낼 것인가 한참 고민하다가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다시 출발했다. 바로 코임브라로 가기로 결정.

코임브라 입구에 쇼핑몰  Fórum Coimbra에 있는 Continente에 들러 장을 보았다. 임산부나 아이들을 동반한 차량을 위한 주차 공간이 따로 있다.



생선 코너로 가서 맘에 드는 문어를 골라서 달라고 하니,

세찬 물로 문어를 깨끗하게 씻어주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Bacalhau)를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도 이렇게 대놓고 팔았던가? 가까이 가니 생선포 냄새가 강하게 났다.


쇼핑몰 3층에서 맛없는 뷔페를 먹고 나서 다시는 뷔페를 먹지 않기로 마음 먹고 야외 공간으로 나갔더니 전망이 좋다.

구글 지도가 대학가 좁은 골목길을 돌아가는 길을 안내해주어서 매우 당황했지만,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을 광장 한 쪽에 자리하고 있어서 걸어다니기 좋고 바로 옆에 강이 흐르고 있어서 전망이 훌륭하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짐을 어떻게 옮길까 걱정했는데, 주인이 다 해주었다. 체크아웃할 때도 도와주어서 팁을 2유로 놓고 나왔다.

짐을 정리하고 대학가를 둘러보려고 길을 나섰다. 전기차라 그런지 소음이 거의 없는 관광용 차량을 사진 찍었더니 운전기사님이 손을 흔들어주신다.

대학가라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언덕을 뛰어 오르는 운동을 하고 있으며,

코임브라 파두가 대학에서 발생되었음을 알려주듯 거리에서 노래하는 남자 대학생들.

Fado ao Centro라는 파두 공연장에서는 저녁 6시에만 공연을 한다고 한다. 적당한 시각이라 10유로씩 예약했다. 내부는 50명 정도 들어갈 수 있으며, 약간 높은 단을 설치한 작은 공간이다. 무대 오른쪽에는 일반 기타가 있고, 왼쪽에는 포르투갈 기타인 기타라(guitarra)가 있다.

6시 공연을 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대성당(Sé Velha - Coimbra)에서 바라본 모습. 좁은 골목길을 누비는 마을버스는 좁게 만들어졌다.

성당에 들어가지는 않고 문 앞에서 다리가 길어보이는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내려와서 왼쪽을 보니 벽면에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코임브라 파두가 흥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호세 알폰소(José Afonso)의 모습과 설명이 씌여 있다.

부지런히 걸어서 대학 건물에서 커플들을 부러워하며 사진을 찍었다. 코임브라는 전체적으로 느낌이 참 좋은 동네. 하루만 묵는 것이 좀 안타깝다.

코임브라 파두는 민중 계몽 메시지를 담은 내용으로 남자 대학생들이 검은 망토를 두르고 부르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목소리가 젊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한 사우다드나 한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서 갸우뚱하게 되었다. 그래도 기념사진을 찍었다. 나이 많은 기타라리스트가 내게 망토를 걸치게 해주셔서 기분은 최고.

잠시 그 분의 기타라 치는 소리를 들어보시라.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큰 개를 두 마리 끌고 가는 아저씨 뒤를 의도치 않게 따라가게 되었다.

아저씨 이름은 모르겠고, 왼쪽 개 이름은 술딴이라고 한다. 이슬람 교도인 듯.

오늘 걸은 경로.

호텔에서 살짝 데친 문어와 함께 베이커리에서 산 ovo 등을 먹었다.

ovo는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빵인데 계란 비린내가 좀 난다.

다른 빵 두 개는 겉보기에 만두처럼 보이는데 속에 사과 파이가 들어 있다.

나따 빵은 껍질이 바삭함을 넘어 단단해서 리스본 벨렘 빵집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