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6일 수요일

2016-0105-프라도 미술관에서

호텔에서 Aluche 기차역까지 차를 가지고 가서 근처 Dia 매장에 주차를 하고 기차를 타러 갔다. 처음에는 metro만 보이고 renfe 표시가 없어서 길을 건너 까르푸 앞까지 걸어가는 등 좀 헤맸다. 나중에 보니 renfe 표시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데 못 본 거다. 자동발매기에서 표를 사고 기차를 타고 Atocha역까지 갔다. 1구간에 1.7유로씩.

아토차 역은 스페인 전역으로 가는 기차가 모두 정차하는 곳이라 좀 정신이 없지만, 서울역보다는 작은 느낌?

판테온처럼 꾸몄나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다. 

레티로 공원으로 가는 길에 중고책 시장이 있다. 전에 봤을 때는 일요일이라 벼룩시장이 열릴 때 맞추어 함께 열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상설인가 보다.

레티로 공원 지도에 화장실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어서 열심히 찾았는데 없었다. 꾹 참고 유리 궁전(Palacio de Cristal) 앞을 돌아서

알폰소 3세 동상(Monumento Alfonso XII)이 있는 호수 앞을 거쳐서

호수 바로 앞에 있는 까페에 화장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호수가 보이는 전망이 좋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으나, 비밀번호를 받은 와이파이는 작동하지 않았고 한쪽 문을 열어 놓아서 좀 추웠다. 그리고 한참 앉아 있었더니 매퀘한 냄새를 풍겼고 나가라는 의미인 줄 알고 나왔다.

그 때 나온 건 잘 한 일이다. 알깔라 문(Puerta de Alcalá) 쪽 출구에서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Jefferson Forest Band 였다. 아마도 이곳 주현절 축제에 참가하는 팀 중 하나인 것 같다. 지휘자가 거꾸로 걸으며 인도하고, 모두 걸으며 연주하거나 깃발을 휘두르는 학생들을 보니 연습을 매우 많이 한 것 같다.

그들을 쫓아가다 보니 어느새 콜론 광장(Plaza de Colón)이었다. 그곳에서 밴드는 쉬는 것 같았고 우리는 계속 걸었다.

광장에서는 스케이트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영하가 아닌데도 유지되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박쌤이 셀카를 찍는데 바로 뒤에서 호응하는 아이들도 신기했다.

좀 더 걸으니 시벨레스 광장(Plaza de Cibeles). 전차는 보이지 않고 사람들만 가득하다. 이 곳이 주현절 퍼레이드 행사의 종점이라 미리 와서 기다리는 것 같았다.

우리의 목적은 프라도 미술관이기 때문에 계속 걸었다. 퍼레이드 행렬을 위해서인지 프라도 거리(Paseo del Prado)로 통행할 수 없게 막아 놓아서 좀 돌아가야 했다.

퍼레이드 행렬을 보려는 사람이 많아서 미술관 무료 입장을 원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건 순진한 착각이었다. 물론 다른 때보다 적었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무료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표를 받기 전에 고야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설프지만 다정한 한국말로 "사진 찍어드릴까요?"라며 두 명의 외국인이 접근했다.

크리스티앙과 리처드였는데, 크리스티앙은 우리나라 경리단길에 있는 craftworks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리처드는 수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있었다고 하는데 과학 교육이 전공이라고 한다. 나는 내 신분을 밝히지는 않았다. ^^
주현절 축제를 보는 것과 프라도 미술관 무료 입장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는게 좋을 지 물었더니 크리스티앙이 답하기를 자기는 한국에서 4년 동안 살았기 때문에 이 곳 일은 잘 모른다는 거다. ㅋ. 나중에 꼭 찾아가 봐야지.

프라도 미술관에서 한글로 된 관람가이드북을 5유로에 산 것을 잘 한 일이다. 오디오 가이드라면 당시에만 들을 수 있지만, 이 건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벨라스케즈, 라파엘, 고야 등의 그림을 보는데 한 시간 30분은 부족했다. 그림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라는 이름에 별 관심이 없었고 그래서 처음 와봤지만, 또 오고 싶다.


이제 퍼레이드를 볼까라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퍼레이드를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30분 정도 기다리면 레이저쇼라도 볼 수 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춥고 배고픈 우리는 빠르게 포기하고 솔 광장 쪽으로 걸었다.

그랑비아 거리(Calle Gran Vía)가 시작되는 곳에는 이 거리를 나타낸 모형이 있다.

그랑비아로 새지 않고 직진하여 도착한 솔(Puerta del Sol). 일요일에 미처 보지 못한 곰동상을 드디어 보았다.

셀카를 찍는데 미니마우스가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 ㅋ.

마요르 광장(Plaza Mayor)으로 가는 길은 그랑비아 못지 않은 전등 장식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라는 보틴(Botín).

우리는 구글지도에서 안내한 El sur라는 곳으로 가서 먹었다. 맛있다.

레티로 공원에서 콜론광장, 시벨레스 광장을 거쳐 프라도 미술관까지 6.86 km, 프라도 미술관에서 시벨레스 광장, 솔, 마요르 광장, 식당을 거쳐 Embajadores역까지 5.56km. 많이 걸었군.

알루체 역에서 호텔까지는 20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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