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6일 수요일

2016-0104-세고비아

오늘은 핸드폰을 사고 심카드를 사러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인 Alcorcon Media Markt에 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마트 같은 곳이다. 가전제품이 가득한 곳. 원래 계획은 가장 저렴한 루미아 계열의 윈도즈 폰을 사는 것이었다. 한글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마켓에 한글 자판이 없으니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사용하기 나쁠 것 같았다. 기계에 내장되어 있을 수도 있으나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오만원 정도 더 주고 엘지 G4s를 사기로 했다. 처음에는 G4인 줄 알고 싸다고 생각했으나, 기능이 떨어지는 보급형 G4였다. G4비트라고 생각하면 될 듯. 그래도 세금환급을 받으니 나쁘지 않다. 그런데 사용한 물품에도 환급을 해주려나?

신기한 것은 한글로 "비닐류" 라고 쓰여 있었다는 것과 "Made in Korea" 라고 쓰여 있었다는 것. 진짜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나?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는 Al Campo까지는 자동차로 10분 이상 걸렸다. 오늘 사람들이 다 시장을 보러 왔는지 차들이 계속 밀려있었다. 점심시간이라 그럴 수도 있다. Al Campo에 온 까닭은 매장 바로 앞에 있는 보다폰에서 심카드를 사기 위해서이다.
 
사실 Orange와 vodafone 중 어느 회사 심카드를 살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호텔에서 만난 마드리드에 생가가 있다는 현지 가이드에게 조심스레 질문하여 얻은 답으로는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보다폰. 포르투갈에서도 될까요라는 질문에 당연히 된다고 했는데, 직접 가서 확인해봐야지.
보다폰에는 잘생긴 디에고가 우리를 맞이하였다. 

매장에는 15유로짜리 심카드가 전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무실 안쪽에 들어가서 2기가짜리 심카드를 꺼내와서 제시하더군. 뭐. 괜찮다. 처음에는 한달에 30유로씩 2년 계약을 유도했으니까 말이다. 노트북 구글번역기로 이해한 내용이니 확실하지는 않다. 여유있게 쓰면 좋지.

 이탈리아에서는 3~4시간 정도 걸려 개통이 되었던 것 같으나, 이건 바로 인터넷이 된다. 완전 신기하고 좋다.
이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세고비아를 향해 출발.

수도교 처음을 보고 싶어서 구글로 미리 봐둔 곳으로 향했다. 수도교 위쪽으로 잠시 올라가서 수로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매번 거대한 모습만 봤었는데, 허리를 굽혀야 통과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던 거다. 당연한 건데 이제야 알게 되었다. ^^

수도교를 죽 따라 가니 중간에 휘어진 부분도 나타난다.


 수도교를 계속 따라가면 반대쪽 끝부분에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올라가는 길에 있는 건물에 있는 조각벽면. 조각이 아니라 부각인가? 뭐지? 아무튼 세고비아 시내 곳곳에 알카사르를 비롯하여 이런 벽면을 가진 건물이 많다.

전망대에서 보는 모습은 비가 와서 그런지 참 멋지다.

Plaza de Medina del Campo에 있는 반인반수 대리석상의 이름은 모르겠으나 아마도 산성비로 코가 뭉개졌다.


Granier 까페에서 쇼콜라떼(?)를 먹었는데 가루가 아니라 직접 만든 것이라 그런지 더 맛있다.


까페에서 몸을 녹이고 코치니요 요리집을 알아본 다음 세고비아 성(Alcázar de Segovia)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앙에 있는 Juan 2세 탑이 공사중이었고 안내소에서 보여주는 비디오와 모형을 보며 몸을 녹이게 되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한 서점에서 눈에 확 띠는 책이 있었다. 전시대 중앙에 딱 자리한 김정일 주석. 의미있는 지도자인가?


아까 봐둔 Jose Maria 식당으로 갔다. 그런데 아뿔싸. 아까 사람이 무진장 많아서 쉬는 시간이 없는 줄 알고 여유있게 성에 다녀온 건데, 6시부터 8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저녁 준비를 하는 듯. 할 수 없이 바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이 또 하나 있는데 안쪽에서 요리를 먹을 수 있고, 바깥쪽에는 bar가 있어서 음료와 타파스를 먹을 수 있다.

맥주와 함께 먹은 타파스. 비싸긴 해도 맛있게 먹었다. 왼쪽 것은 연어와 아스파라거스, 오른쪽 것은 아마도 멸치. 둘다 빵에 얹어 나왔다.

코치니요는 1인분에 26유로이다. 2인분과 버섯 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다. 운전때문에 주류를 시키지 않은 것과 느끼한 소스로 버무린 버섯 요리를 주문한 것은 실수였다. 차라리 샐러드 종류를 주문했어야 했다. 맛은 매우 좋다. 코치니요는 돼지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닭고기를 연상하게 되며, 껍질이 느끼하지만 고소한 풍미가 물씬하다. 버섯 요리도 밥과 함께 먹으면 참 좋은 맛이다. 남은 것을 포장하여 다음날 먹었는데 맛있었다.





야경을 바라보며 주차장까지 걸어오는 동안 발은 모두 젖었다. 가죽신발을 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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