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1일 화요일

전혀 다른 세상, White Sands




눈 온 게 아니다. 석고(Gypsum, 이수황산칼슘)으로 된 백사막.
원래 물이 흐르면 암석에서 떨어져 나온 석고 가루가
물에 녹아(적은 양이라도) 바다로 갈 것이지만, 이 분지에는
강이 없고 비도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가루가 그대로 남아
남서풍이 부는 대로 사구를 만든 것이다.

Alkali Flat이라는 구역에는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
부분이 있는데, 수분이 증발하여 석고가 투명석고(selenite)결정으로
바뀌어 쌓인 것이라고 한다. 알칼리성분이 있나하고 살짝 맛을 봤는데,
아무 맛도 없다. 입안에 가루가 남지도 않는다. 정말 녹은 것일까?
모래가 고우면서도 달라붙지 않는 깔끔함이란.

기념품점에서 썰매(라고 해 봐야 다라이 수준)를 파는 것 같았다.
나는 밥솥종이상자를 납작하게 하여, 한 사구의 급경사 부분에서 타 보았다.
잘 안되기는 했다. 근데 정말 재미있었다. 모래가 전혀 뜨겁지 않고
차갑다. 당시 기온이 영하 2도 쯤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부드러워서
그런지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피크닉 테이블도 남서풍에 날리는 모래를 막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난 이곳 피크닉 장소가 참 맘에 든다. 미래세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량하지만 간결하고 독특한 분위기. 테이블마다
휴지통이 있고 가까이에 화장실도 여러 개 있다.
모래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소모된 기운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트레일을 알려주는 표지판인데, 끝까지 가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다.
대부분은 썰매를 들고 와서 맘에 드는 사구를 정해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사구를 찾아 헤맸지만, 사진을 찍기는
어려웠다. 뒤의 사구와 겹쳐 보여서 원하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최대한 그럴싸한 사구.



이 사막에서 생물이 가장 많이 산다는 Dune Life Nature Trail.
그러나 사막참새 발자국을 좀 볼 수 있었고, 도마뱀이나 쥐는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낮에도 올빼미가 앉아있기도 한다는 나무. 그러나 역시 없었다.
오른쪽 위에 달이 아주 조그맣게 찍혀있다.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Kit 여우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 실패하고 대신 달 사진을 찍었다. 분화구가 보이는 사진을
찍어본 것은 처음이다. 이 여우는 공원이 문을 닫는 6시 30분이 넘어야
활동을 시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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