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8일 토요일

아리조나의 상징, Saguaro[sah-WAH-row] 선인장



헉. 오늘 간 떨어질 뻔 했다.
아까 Mission San Xavier del Bac 에 우연히 들렀다가
어머니께서 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셔서 성당에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누군가가 총에 맞아 죽었다며 명복을 빈다는 내용을 얼핏
알아들었다. 분위기도 매우 숙연한 것 같았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모텔로 돌아와서 뉴스를 보니...... 세상에.
Tucson에 있는 Safeway 중 한 곳에서 오늘 아침 10시 경에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다는 거다. 그 시각에 엄마와 난 사고 현장
근처(라고는 하지만 6마일 정도 떨어진) 월마트에 있었다.
어우... 그 거리가 통제되었다가 다시 열렸다는데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지.

아무튼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다녔다.

사와로 선인장 국립공원은 투싼을 중심으로 해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있다. 동쪽 공원이 규모가 커서 사람들이 많이 가는 것 같다.
동쪽은 지난번에 가봤기 때문에 오늘은 서쪽으로 갔다.
사막에서 선인장은 여러 동물들에게 수분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시가 그렇게 많이 있는데 어떻게 선인장을 먹는지 모르겠다.

아래는 Barrel Cacti(드럼통 선인장?)과
Prickly Pear Cactus(가시많은 서양배 선인장?)이다.



다람쥐처럼 작은 동물은 드럼통 선인장 꼭대기까지 기어올라가서
파인애플 모양의 열매를 따 먹고, 토끼같은 동물은 이 선인장 조직을
갉아먹으며 수분을 보충한다고 한다.
서양배 선인장은 그 안에 쥐가 사는데 멧돼지는 이 두툼한 먹거리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가을에 열매가 맛있게 익으면 벌레부터 새,
토끼까지 포식한단다.

사막에 있는 식물들은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한다.
사와로 선인장은 줄기와 가지의 부피를 늘려서 물을 최대한 흡수하고,
Cholla 선인장은 길고 두꺼운 가시가 촘촘하게 박혀있어서 그늘을
만들고 표면을 보호하며, Creosote과 Ocotillo는 건기에 잎을
떨어뜨리고는 토양에 수분이 많아지면 새싹을 돋게 한다는...

사와로의 꼭대기 끝부분에 꽃이 피는데, 밤에 개화하여 오후까지
열려있으며, 이 때 박쥐나 새들이 꽃가루를 널리 퍼뜨린다.
6월 말에 열매가 다 익으면 예쁘게 갈라져서 새나 벌레 등을
유혹하고, 안에 있는 씨가 사방에 퍼지도록 하는데 열매 하나에
씨가 2000개나 있다나! 사와로는 150~200년 동안 사는데,
평생 4백만개의 씨를 뿌린다는... 그래도 이 중에 하나 정도만
살아 남아서 대를 잇는다고 한다.

아래는 아직 덜 큰 사와로 선인장이다. 180센티미터 자라는데 50~60년
걸린다고 하니, 이 정도 되면 아마 20년 정도? 나이는 나랑 비슷하...



75년 정도 된 사와로는 성숙했다고 보며, 이 때부터 가지를 만든다.
가지가 자라는 까닭은 표면적을 넓혀서 광합성을 많이 하고, 꽃피울
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씨를 많이 퍼뜨려 자손을 많이 생산하려고...

늙은 사와로는 7000kg 이상 나가며, 4층 높이 건물 정도 크기가 된다.



그리고, 바람과 추위, 벼락, 질병 때문에 죽어서 겉에 있던 부드러운
조직이 말라 부서져 버리면, 드디어 사와로를 지탱하던 나무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쩐지 사와로는 사람과 비슷한 일생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