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8일 화요일

St. George에서 두번째로 엔진오일을 바꾸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엔진오일을 바꾸라는 메시지가 계기판에 나타났다.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 있는 시보레(Chevrolet) 딜러에 와서
엔진오일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기술자(?)가 원래 말했던
시간을 한참 넘겼고, 우리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다른 상황을 미처
염두에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막 입사한 듯한 청년이 차를 정말
깨끗하게 세차해서 새차처럼 보이도록 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팁도
안 주고 기분나쁜 표정으로 그냥 나와버린 거다. 그게 마음에 걸렸었다.

드디어 같은 곳에 두번째로 들어가는 기분이란. 더군다나 작년에
그렇게 나와버린 곳을 두번째로 들어가는 기분은 꼭 적진에 들어가는
뭐 그런... 아무튼. 처음 우리를 맞이해준 사람은 역시 작년의 그
청년이었다. 작년보다 많이 성숙했고 살짝 달라보이긴 했지만,
같은 사람이었다. 알아봤을까? 뭐 잘 모르겠다.

이번엔 두시간 정도 걸린다는 거다. 아마 세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여유있게 물과 가방을 들고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사실 미국에서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저기 멀리 맥도날드가 보여서
목표로 하고 걸었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그 중간에는 오로지 도로와
다양한 딜러들이 있었다. 도요타에서 현대차도 같이 팔고 있었다. 반대편에
기아 딜러도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시간 보내기 좋은 마트가 Staples 밖에
없었다. 다양한 문구를 구경하다가, 다양한 모양을 가진 클립을 한 통에
채운게 2.99 달러라는 거다. 그래서 그 곳에서 어떻게 하면 많이 채울까
고민하느라 시간을 다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서는
세금이 6.25퍼센트라는 거다. 이제까지 9.**, 8.** 퍼센트만 보던 나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무언가 큰 걸 질러야 할텐데...

다시 딜러로 돌아가서 차를 받은 것은 두시간 30분 정도 지난 후였다. 흠.
근데 가격이 달랐다. 처음에는 29.99라고 했는데 45달러 정도 나온 거다.
그래서 의아해했더니 이 차가 2011년 형이라 추가로 11달러 더 나왔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렌트카 회사에서 돌려받을 수 있으니 상관없다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사실을 알았으면 그 금액을 돌려받았을 텐데. 몰랐었다.

계산한 다음에 팁을 3달러 주려고 했더니 받지 않으려고 했다. 작년 얘기를
꺼냈다. 세차 얘기도 했더니 Probably possible이라면서 기억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세차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며 좀 미안한 표정. 뭐. 상관없다고 했다.
팁을 주고 나니 이제야 뭔가 빚을 청산한 기분.

차를 가지고 나와서 아까 스테이플즈 옆에 있는 중국 부페에 갔다.
두 명이 15.90에 팁 1달러로 오랜만에 배불리 맛나게 먹었다.
저녁도 안 먹었다.

헉. 스타벅스에서 7온스 커진 새 컵이 나왔다는 것도 뉴스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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