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5일 화요일

과거를 알려주는 발자국 Death Valley

이틀 동안 Pahrump를 통과하는 길을 이용해서 데쓰 밸리에 갔다.
가장 짧은 길이기는 하지만 마을을 통과하면서 속력을 줄여야 하고
공사 중인 구간이 길어서 조심스러웠다. 오늘은 Amargosa Valley를
지나는 길로 갔다. 25마일 정도 돌아가기는 하지만, 훨씬 편했다.

Self Registration 으로 운영하는 Texas Springs 캠핑장으로 들어가서
쭈욱 둘러보니 Day Use Area가 있었다. 그 곳에서는 돈을 추가로
내지 않고도 밥을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자리를 펴고 있는데
관리인 차(아마도 전기차)가 지나가는 거다. 혹시나 해서 유심히 지켜봤는데,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어 주더군. 멀리 있는 전망대에서 캠핑장에 누가 오나
관찰하다가 확인하러 오는 시스템인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점심을 해결한 다음 Golden Canyon으로 갔다. 예전에 물이 많이 흘렀을 때
선상지(alluvial fans)였던 곳이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만들었다가
1976년 고작 강수량 5.7cm인 비에 도로가 쓸려 내려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비의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좁은 계곡이라 물살이 빨라졌고,
선상지에 있던 자갈과 모래가 사포와 같은 역할을 해서 도로가 유실된 것이다.

금계곡의 모습의 일부분을 찍은 사진.



Natural Bridge 구역에서는 단층 작용과 물에 의한 침식작용 때문에
선상지에 생긴 다양한 지형을 볼 수 있다.

곳곳에 작은 단층도 많아서 지층이 어긋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윗부분이 모두 찍히지는 않았지만 자연적 다리(Natural Bridge)



진흙이 물에 녹아 흘러내리다가 물이 빠르게 증발하여
마치 촛농이 흘러내린 것처럼 보이는 자국이 곳곳에 널려있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지류에 물이 많이 흘러서 기둥 자국처럼
깎인 부분도 많다.



예전에 화산이 폭발하여 재로 가득한 곳에 습곡과 단층 작용이 일어나서
산과 계곡을 만들고, 물이 흐르면서 곳곳에 선상지를 만들고 계곡이 깊어진
데쓰 밸리. 아직도 계곡은 깊어지는 중이라고.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사포질을
하면서 선상지였던 부분을 깎아내면서 말이다.

이곳은 Boulder City에 있는 Nevada Welcome Center 이다.
무료 인터넷이 된다고 해서 주차장에서 하고 있는 중. 꽤 빠르다.
근데 문제는 하루에 30분만 된다고 한다.
이곳 주차장 아래쪽에는 밥을 해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화장실도 있는데, 관광안내소가 문을 닫는 주말과 평일 오후에는
사용할 수 없다.

호텔과 무료 쇼 - 윈, 보물섬, 미라지, 베네시안, 팔라조

호텔 구경만으로 반나절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점심과 저녁 사이 시간대를 잘 맞추어서 점심 가격으로
저녁 뷔페를 먹으려고 3시쯤에 윈(Wynn)에 갔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브런치 가격이라 조금 더 비싸다.
평일 점심에 비해 뭐가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둘이 69.08 달러. 어제 저녁 뷔페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런데 확실히 맛있다. 그래도 저녁 뷔페가 시작되는 3시 30분에
크랩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많이 삼가면서 깨끗하게 먹었다.
드디어 크랩 다리가 나왔다. 정말 기쁘게 맛있게 엄청나게 먹었다.
갖가지 케이크도 맛있고 딸기 아이스크림도 맛있다. 직접 만든 맛.



길을 건너 보물섬(Treasure Island) 앞으로 가니, 때마침
Siren 쇼를 시작하는 거다. 5시 30분.

선원들이 타고 있던 해적선이 물위를 움직여가면서 선원들이 살짝
곡예를 하고, 배가 물속으로 기우뚱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올라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배가 가라앉을 때 선원들은 어느새 배에서
뛰쳐나와 건너편 다른 배 위에 가서 춤을 추고 있더군.



보물섬 호텔 안에 들어가서 미라지(Mirage) 호텔로 가는
트램을 탔다. 앞 칸에서 가장 앞자리에 앉았는데 전망이
좋거나 하지는 않다.

미라지 호텔 앞에서는 매 시각마다 화산쇼를 한다.
10분~15분 전에 가면 괜찮은 자리를 차지하고 쇼를 볼 수 있는데,
우리는 7시 쇼에서 운수대통하여 좋은 자리를 얻었다.

마지막에 화산이 폭발할 때는 뜨거운 기운 때문에 잠시 따뜻하기도...
그런데 뒤에 있는 야자수는 하나도 타지 않고 멀쩡했다.



다시 길을 건너 베네시안(Venetian)으로 갔다. 아마도 이탈리아
베니스를 재현한 거리, 살아있는 석고상, 거리의 악사들, 곤돌라와 뱃사공,
굴곡이 있는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언제나!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고품격인데다가 동양의 향기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팔라조(Palazzo). 올해가 토끼해라고 거대한 토끼상(?)이
눈도 껌뻑이고 덥수룩한 꼬리도 살랑거리더라. 솔직히 좀 징그럽다.
기억을 돌이켜보니 작년에는 호랑이가 있었던 것 같기도.
서울에 가서 확인해 봐야지.

2011년 1월 23일 일요일

휴양도시 Las Vegas

보통 환락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나는 이 도시가
휴양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생각한다. 겨울에는...
날씨가 적당히 선선하거나 살짝 덥고, 근처에 산도 있고,
신기하게도 30분만 가면 눈이 꽤 오는 높은 산과 스키장도 있다.
또, 숙박비가 엄청나게 저렴한 호텔이 많다.
여름에는 좀 더울 것도 같지만, 대신 수영할 수 있는 Lake Mead가 있다.

아쉽지만 집과 같은 리조트를 떠나서 다른 호텔로 옮겨야 했다.
호텔 체크인 하려면 시간이 좀 있어서 Red Rock Canyon에 갔다.
작년에 왔을 때는 어두워지기 시작한 때라 입장료를 받는지도
몰랐는데,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래도
국립공원 패스가 있어서 패스.

붉은 바위가 인상적인 Calico 구역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차로 더 올라갔다. 이 공원 역시 한 두 시간 정도 가벼운
등산을 할 수 있는 트레일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듯.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정말 많았는데, 자전거로 13마일 정도 되는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면 정말 운동이 많이 될 것 같다.

다음은 운 좋게 주차할 수 있었던 흰바위(White Rock)
구역에서 산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는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



사막 지역은 겨울에 등산하기에 참 좋다. 날이 덥지 않고, 나무로
뒤덮여 있지 않아서 길을 찾기도 쉽고, 그래서 그런지 덜 피곤하다.

새로운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했는데, 냉장고를 쓰려면 하루에 16달러,
인터넷을 하려면 하루에 13달러 정도 내야 한다. 합하면 하루 숙박비보다
비싸다. 관두고...

카지노 호텔이라서 체크인하는 곳에서부터 100미터 정도 걸어서
카지노 광장을 통과해야 호텔 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
심지어 빠에 있는 탁자에도 게임화면이 있어서 쉴 새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담배 연기 가득한 각종 게임기 사이를 무거운 여행자의 짐을 잔뜩
이고 지고 들고 통과하는 건 좀 많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할 수 없지.
4성 호텔인데도 숙박비가 싸니까.

호텔방에 들어가니까 더할 나위 없이 조용하고 깨끗하고 편안하다.
오늘부터는 유명한 라스베가스 호텔 뷔페를 먹어보기로 한 터.
2010년에 생긴 코스모폴리탄 호텔 뷔페에는 갈비와 불고기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가장 먼저 그 곳으로 갔다.
근데 정말 사람이 많았다. 7시 40분쯤 되었는데 30~40명 쯤 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거다. 물어봤더니 앞으로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녹초가 되어서 안 되겠다 싶었다.

조금 떨어진 Orleans 호텔로 갔다. 그 곳은 두 명이 30.25달러.
사람도 적고 조용했다. 나름 유명한 곳인데 아마 가격 때문?
우리는 뭐가 맛있는지 잘 몰라서 노력을 많이 했어도 꽤 남겼는데,
다른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가져온 음식을 모두 먹는다.
나도 우리나라에서는 깨끗하게 먹는 편인데...
다음부터는 조절해서 먹어야지. 가장 맛있는 건 큰 돼지 갈비(?)와
계란탕인지 샥스핀인지. 아이스크림은 라스베리가 맛있었다.

이 호텔의 마스코트는 재즈하는 악어들. 귀염.

2011년 1월 22일 토요일

기압차가 확실한 Death Valley

데쓰 밸리에 갈 때는 빈 생수병을 가져가는게 좋다.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물병이 팽팽해졌다가 쭈그러드는 모습을
소리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다윈 폭포에 가기 전에 통과해야 하는 Towne Pass(해발 4956피트)에서
정상적이었던 1갤런 생수병이 Bad Water(해저 282피트)에서 납작해진 모습




빈 생수병이 하나 더 있으면 다윈 폭포(Darwin Fall)에서 물을
받아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척박한 자갈길을 통과해서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길을 따라 바위산 사이로 들어가면 다윈 폭포가 있다.
어떤 청년과 어떤 할머니는 그 물을 받아오는 것 같았다.

다윈 폭포에서 조금 더 멀리 가면 Father Crowley Vista가 있다.
Crow는 원주민 종족 이름이라는데 아버지 크로족 전망대. 음...
그 곳에서는 데쓰 밸리 공원에 있는 또 다른 분지 Panamint Valley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용암이 흘러내린 검은 자국을 볼 수 있다.

드디어 가장 낮은 사해(해수면 아래 1360피트)보다야 못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낮은 지역인 Bad Water(해수면 아래 282피트)
이다. 해수면 위치를 절벽에 표시한 것을 찍은 사진. 위쪽 가운데에
흰색 표지판이 있는데 거기에 “SEA LEVEL” 이라고 씌어있다.



리조트로 돌아와서 달 사진을 찍었다. 정말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모습,
멋진 모자를 쓰고 잘 차려입은 숙녀, 토끼와 거북이, 두꺼비가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모습 등등.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겠다. 조금 비워낸 보름달.



리조트에서는 마지막 날이라 풀장에 한 번 가 봤다.
뜨끈뜨끈하고 수압이 세서 지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살짝 소독약 냄새가 난다.
1월 21일

단층이 회전하여 생긴 분지 Death Valley

Death Valley는 단층작용이 일어난 지층이 45도 정도 회전하고,
두 지층 사이에 있는 오목한 지형에 형성된 분지이다.
서쪽에는 만피트가 넘는 망원경봉우리(Telescope Peak)가
있는데, 습기가 많은 서풍을 잡아 건조하게 한 다음 데쓰밸리로
보낸다. 다음은 Dante's View에서 본 Badwater 분지.



왼쪽 위에 있는 흰 산이 망원경 봉우리, 중간에 널찍하게 자리한 것이
Badwater 분지이다. 하얗게 보이는 것은 염분 때문일 거다.
오른쪽 아래 흰 부분이 아마도 해수면 아래 지형(-86미터).
왼쪽 아래에 선상지가 두 군데 보인다.



위에서 본 모습이라 좀 어색할 수 있지만 부채꼴 모양.
그 끝으로 도로가 있어서 60마일쯤 가면 Shoshone 이라는 동네.

Mosaic Canyon은 원래 2마일을 가야하지만, 대부분은
처음 0.5마일만 가고 돌아오는 곳이다. 좁고 아름다운 바위 사이를
지나고 나면 황량한 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시간이
늦고 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했다. ^^




Mesquite Flat Sand Dunes에서는 사구를 볼 수 있는데
백사막도 가 봤기 때문에 사진만 찍었다.
사막에 널려있는 모래가 사구로 만들어지려면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모래가 많아야 하고, 바람이 충분해야 하고,
모래를 실은 바람을 약하게 할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데쓰밸리에는 양쪽에 높은 산이 있다. 산에 있던 암석이 풍화되어
생긴 모래가 풍부하고, 한쪽 산에서 아래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넉넉하고, 반대쪽 산이 있기 때문에 바람이 약해진다. 그래서 모래는
바람을 따라 계속 움직이지만, 이 사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고.



Salt Creek에는 바닷물보다 염분이 많은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데쓰밸리 곳곳에 Pupfish라는 물고기도 산다.
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빙하기에 만들어졌던 얼음이 녹아
생긴 호수였단다. 비도 많았고. 그런데 지형이 변하고 기후가 변하면서
분지에 갇힌 Pupfish가 그대로 적응하며 살고 있는 거다.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작은 물고기인데
강아지가 땅에 뼈를 파묻듯이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여서,
이름을 Pupfish라고 한 것 같다.



1월 20일

2011년 1월 19일 수요일

기반이 든든하지 못한 Zion Canyon

지금까지의 관광안내소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곳이다.
환경 친화적인 건물이라고 설명하는 안내판.



Trombe 벽을 설치하여 태양열을 흡수하고 건물 안으로 열을
방출하도록 했다. 지붕의 기울기도 여름에는 햇빛이 적게 들어오고
겨울에는 최대한 많이 들어오도록 설계한 것이다. 왼쪽에 있는
냉각탑 꼭대기에 있는 장치 (water-soaked baffle)로 건조하고 더운
바람이 불어오면, 장치 안에 있던 수분이 기화하면서 주위의 공기를
차갑게 한다. 차가운 공기는 밀도가 크니까 탑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건물 내부를 시원하게 한다. 그래서 이곳 관광안내소는 자연이 주는
선물로만 냉난방을 한다고 한다.

일회용 생수병을 많이 쓰면 환경이 파괴되니까 개인물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물을 채워 쓰라고 만들어 놓은 수도꼭지.



자이언 캐년의 윗부분은 단단한 사암층, 아랫부분은 이암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예전에 강이 흐르던 땅이 솟아오르면서 강물이
사암층을 깊게 침식하여 만들어진 계곡이다. 그런데 아래에 있는
이암층이 드러나면서 사암층보다 빠르게 침식하게 되었고, 지반이
약해진 덕분에 단단한 사암이 쪼개져 나가고 계곡이 넓어졌다.
지금도 커다란 암석이 계속 쪼개지는 중이라고 한다.



계곡을 흐르는 강물에 자갈이 많은데 사암층에서 떨어져
나온 바위가 잘게 부서진 것이고, 물이 탁한 까닭은 이암층에서
나온 진흙이 섞여 있기 때문일 거다.



자이언의 다른 쪽인 Kolob Canyon에 갔는데, 올라갈 때는
도로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내려올 때 거대한 자갈이 도로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이언에는 매달린 계곡(Hanging Valley)가 많다. 물이 흘러
V자곡이 생긴 상태에서 단층 작용이 일어나서 계곡이 잘린 것인데,
비가 많이 오거나 쌓인 눈이 녹으면 물이 흘러내리면서 일종의
폭포를 이룬다.



Emerald Pool은 사암층 아래에 있는 이암층이 침식된 곳으로
물이 떨어지면서 아래쪽 바위에 구멍을 만들어서 생긴 오아시스이다.
눈이 쌓인 아랫부분에 Emerald Pool이 있는데, 사시사철 다양한
생물들에게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녹조류 때문에 푸른빛이 난다고 하는데, 눈 때문에 더 위쪽으로
갈 수 없었고 확인할 수 없었다.
봄에 눈이 녹을 때는 천둥소리가 난다고 한다.



자이언의 또다른 쪽인 Kolob 평원에 갔는데,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그런지 사슴이 꽤 많았다. 차를 멈추고 유심히
관찰하려고 했는데, 사슴들이 조금 쳐다보더니 슬금슬금
펄쩍펄쩍 도망가더군.



이쪽 트레일을 가려면 돈을 내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다음은 Hop Valley 입구에 있는 탑 모양 바위. 독특하다.



자이언 입구에 있는 Rockvile 이라는 곳에서는 절벽에서
굴러 내려온 돌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라스베가스에 도착했다.
New York New York 호텔과 Monte Carlo 호텔 사이에
달이 떠 있다. 19일이 full moon이라는데, 구름이 많다.



이 곳은 사막 낙원 리조트인데 콘도이다. 넓다. 세탁기와 건조기도 있다.
좋다. 풀장도 가봐야겠다. 단점은 인터넷을 쓰려면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는 거다.
공짜를 바라는 가난한 여행자에게 그건 무리다.

이건 Clark County 도서관 앞에서 주차해 놓고 올린 것이다.

2011년 1월 18일 화요일

St. George에서 두번째로 엔진오일을 바꾸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엔진오일을 바꾸라는 메시지가 계기판에 나타났다.
우여곡절 끝에 이곳에 있는 시보레(Chevrolet) 딜러에 와서
엔진오일을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기술자(?)가 원래 말했던
시간을 한참 넘겼고, 우리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다른 상황을 미처
염두에 넣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막 입사한 듯한 청년이 차를 정말
깨끗하게 세차해서 새차처럼 보이도록 해서 가지고 나왔는데, 팁도
안 주고 기분나쁜 표정으로 그냥 나와버린 거다. 그게 마음에 걸렸었다.

드디어 같은 곳에 두번째로 들어가는 기분이란. 더군다나 작년에
그렇게 나와버린 곳을 두번째로 들어가는 기분은 꼭 적진에 들어가는
뭐 그런... 아무튼. 처음 우리를 맞이해준 사람은 역시 작년의 그
청년이었다. 작년보다 많이 성숙했고 살짝 달라보이긴 했지만,
같은 사람이었다. 알아봤을까? 뭐 잘 모르겠다.

이번엔 두시간 정도 걸린다는 거다. 아마 세시간이 걸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여유있게 물과 가방을 들고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사실 미국에서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저기 멀리 맥도날드가 보여서
목표로 하고 걸었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그 중간에는 오로지 도로와
다양한 딜러들이 있었다. 도요타에서 현대차도 같이 팔고 있었다. 반대편에
기아 딜러도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곳은 시간 보내기 좋은 마트가 Staples 밖에
없었다. 다양한 문구를 구경하다가, 다양한 모양을 가진 클립을 한 통에
채운게 2.99 달러라는 거다. 그래서 그 곳에서 어떻게 하면 많이 채울까
고민하느라 시간을 다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곳에서는
세금이 6.25퍼센트라는 거다. 이제까지 9.**, 8.** 퍼센트만 보던 나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서 무언가 큰 걸 질러야 할텐데...

다시 딜러로 돌아가서 차를 받은 것은 두시간 30분 정도 지난 후였다. 흠.
근데 가격이 달랐다. 처음에는 29.99라고 했는데 45달러 정도 나온 거다.
그래서 의아해했더니 이 차가 2011년 형이라 추가로 11달러 더 나왔다고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렌트카 회사에서 돌려받을 수 있으니 상관없다면서.
사실 작년에도 이 사실을 알았으면 그 금액을 돌려받았을 텐데. 몰랐었다.

계산한 다음에 팁을 3달러 주려고 했더니 받지 않으려고 했다. 작년 얘기를
꺼냈다. 세차 얘기도 했더니 Probably possible이라면서 기억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세차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며 좀 미안한 표정. 뭐. 상관없다고 했다.
팁을 주고 나니 이제야 뭔가 빚을 청산한 기분.

차를 가지고 나와서 아까 스테이플즈 옆에 있는 중국 부페에 갔다.
두 명이 15.90에 팁 1달러로 오랜만에 배불리 맛나게 먹었다.
저녁도 안 먹었다.

헉. 스타벅스에서 7온스 커진 새 컵이 나왔다는 것도 뉴스에 나온다.

2011년 1월 16일 일요일

Utah Rocks! 브라이스 캐년

유타주에는 지층이 드러나면서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인 바위산이
많다. Zion Canyon, Bryce Canyon, Arches. 난 Vermillion Cliffs도
유타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리조나 북쪽이라네.

오늘은 그 중에서 자이언을 지나 브라이스로 갔다.
입구에서 주섬주섬 패스를 꺼내려는데 이번주말에는 무료라는 거다.
이게 웬일이지? 알고 봤더니 트레일이 거의 모두 막혀있는 거다.
눈이 많이 와서 미처 치우지 못한 것 같다.



6천만년 전에는 이곳이 분지였고 큰 강이 흐르면서 진흙, 미사, 모래가
쌓였고, 그 사이를 탄산칼슘이 메우면서 석회암 층이 만들어졌다.
천6백만년전에 융기가 일어나면서 단층이 생겼고, 이 지역이 10000피트
(3000미터)이상 솟아올랐다. 브라이스 캐년은 일년에 200일 이상 낮에는
영상이고 밤에는 영하로 떨어진다. 그러니까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바위가 부서지는 일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거다.

특히 부드러운 석회암층이 많은 이 지역에서 두부침식(headward erosion)이
일어나는데, 석회암 중에서도 마그네슘이 보강된 Dolomite가 풍부한
부분은 덜 침식되어 뾰족한 탑 모양 봉우리를 만들었다.
사실 이 탑들은 언젠가는 무너질 거다.



이곳의 동굴(Grottos)은 사암층에서 일렬로 나타난다.
물이 사암층에 스며들면 물이 절벽 바깥쪽으로 옮겨가고, 표면에 있는
석회암 부분이 녹아서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햇빛이 낮게 깔리면 동굴이 생기지만, 흐린날에는 동굴이 사라진다나.
그러니까 완전한 동굴은 아니고 그림자 때문에 동굴처럼 보이는 거다.



Natural Bridge. 사실은 Arch라고 해야 맞는다고. Natural Bridge는
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것을 말하고, Arch는 풍화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을
말하니까.



산사자나 사슴을 보면 좋겠지만, 역시나 보이지 않는다. 대신 까마귀는 꽤 많음.
달이 꽤 찼다.

2011년 1월 14일 금요일

온통 붉은 Sedona

공원 관광안내소에 가서 얼쩡거렸더니 한 안내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실 그런 곳에 가면 쫌 뻘쭘하다. 길게 말하기 힘드니까 대체로
지도만 받아와서 한 두시간 정도로 다녀올 수 있는 트레일을 선택해서
알아서 가는 편이기 때문이다. 정 궁금하면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picnic area를 물어보는 정도.

그런데 이분은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더니, Korea라고 하니까
한국에서 살았다고 한다. 1973년부터 2년 동안 대구에서
미군이었던 거다. 부산도 알고 제주도도 아시더군. 근데 내 생각에는
그렇게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자기네가 키우던 개를
"개고기"라고 불렀다는 거다. 칫. 개고기 참 맛있다고 할 걸. ^^

아무튼 설명은 잘 해주었다. Bell Rock을 가고 싶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착각하기 쉬운 Bell Rock Road로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거다. 작년에 왔을 때 그 곳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주택가였다.
그래서 뭐야 하면서 사진만 찍고 다시 나왔던 기억이 있다.
그보다 1마일 정도 더 가면 종바위를 올라갈 수 있는 트레일이 있다는
거다. 30~40분 정도 걸린다는. 매우 고맙다고 하면서 나왔다.
나와서 생각해보니 그 분 사진을 찍을 걸 그랬나...

그 분이 설명해준 대로만 가지는 않았지만 결국 종바위에는 올라갔다.
종바위는 법원언덕보다 붉은색이 짙다. 흙이 붉은 것은 철분이 많아서인가?
흙이 밀가루처럼 고운데 밀도가 더 큰 것 같다. 건조하면서도 시원하다.



종바위 좀 못 미쳐서 종바위와 법원언덕(Courthouse Butte)를 함께
볼 수 있는 Courthouse Butte loop에서 출발했다. 가다보니 원래 트레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나무가 무성하지 않다는 장점(!)을 이용해 종바위와
법원언덕 사이를 조금 헤매면서 올라갔다. 날이 살짝 더웠는데도 그늘에는
눈이 남아있더군. 세도나에서도 bortex 기가 세다는 종바위 아래에서
차마 포즈를 취하지 못하고 찍은 사진.



역시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이 꽤 있다.



안내원이 추천한 Airport Scenic Overlook 으로 가기 전에
세도나 시내 관광안내소에 들러서 맘에 드는 지도를 두 개 얻고,
민생고를 해결하려고 그 맞은편에 있는 Posse Grounds Park로 갔다.
작년에 우연히 들렀는데 온갖바위들로 둘러쌓여 있는 멋진 운동장이 있는
공원이다. 오늘 다시 보니까 서세도나 학교가 있는 거였다.
커피포트 바위, 굴뚝바위, 증기선(steamboat) 바위 등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으면 큰애(고등학생 정도)들이
운동장 바깥에서 애들을 관리하는 것 같다.

밥먹고 차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오늘은 다섯시에 잠이 깨서 피곤했나보다.)
맞은편에 있는 공항길 전망대로 갔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주위를 붉은 바위가
둘러싸고 있고 나무들 사이로 집이 꽤 많았다. 아늑하고 멋진 주거지인 듯.
그 곳을 떠나 Holy Cross Chaple로 갔다. 바위 사이에 지은 성당이다.
5시에 문을 닫았고 밖에서 사진만 찍고 왔다. 이 곳도 안에 들어가 볼 만함.



우연히 막다른 길로 들어가다가 찍은 성곽바위(Castle Rock). 해가 넘어간 직후.



세도나는 대낮보다는 해질 무렵에 붉은 색이 더욱 진해지는 느낌이다.
노을도 상당히 붉다. 기를 많이 받았나 모르겠네.

아참.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밤이고 공사 중이라 시속 60마일로 달리다가
갑자기 사슴이 1차로를 건너고 있는 것을 보고 으악하며 속력을 줄였다. 난 꼭
부딪치는 줄 알았지만, 녀석은 여유있고 똑똑했다. 이 차를 보고 1차로에서 잠시
멈춰 서 있다가 내가 지나가고 난 다음 2차로를 지나간 것 같다.
내 뒤에 1차로에서 오던 차가 몇 초 후 나를 앞질러나간 것을 보면 녀석은
무사한 듯. 살벌한 문명에서도 살아남는 법이 있는 거니까.

피닉스 남산 공원(South Mountain Park)


도시와 가까운 공원으로는 최대규모라나.
저 멀리 피닉스 중심가에 있는 높은 건물이 보인다.
이 곳의 고도가 2330피트였던 것 같다. 기억 안 남.
근데 이곳까지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도 꽤 많다.

이 곳을 간 이유는 역시 밥을 해 먹기 위해서다. 금강산도 식후경.
냉동새우를 데친 물에 라면과 야채를 넣고 끓여서 밥과 함께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그러고 있는데 다람쥐들이 왔다갔다 했다.
근데 처음보는 신기한 새도 있었다. 아마도 roadrunner.



이곳에서는 꽤 유명한 새 인 듯. 이 새가 주로 달리기만 해서
날지 못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으나, 위험에 처하거나 키작은 나무에
둥지를 만들 때 날아다닌다고 한다.

이 곳 역시 트레일이 꽤 많은데 그 중에서 Holbert Trail에 가면
예전에 이곳에 살던 인디언(Hohokam족)들이 바위에 새긴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가 보았다. 지팡이를 든 사람, 팔다리를 구부리고
는 사람, 모래시계모양 몸통을 가진 사람, 양, 사슴, 개, 코요테,
뱀, 개북, 도마뱀, 벌레 등이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많이 보지는 못했다. 대신 바위에 무늬가 있으면 뒤에 또 있나 하면서
바위를 한 바퀴 돌게 되는데, 혹시 참배를 위한 걸 수도.



바위에 새겨진 원래 무늬라고 한다. 많이 흐려진 모습.



되돌아오는 길에 마차를 탄 사람들을 보았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 Saguaro 국립공원

Las Cruces를 떠나 Phoenix쪽으로 오는데, 고속도로 중간에
검문소가 있는 거다. 이 쪽은 멕시코와 가까워서 국경경비대에서
검문하는 것 같다. 이번이 모두 세번째 검문당하는 거다.
미국시민이냐고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다.
지난번에는 경비원(?)에게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 멀리서 조심스럽게 사진을 막 찍었는데, 혹시
블로그에 올렸다가 미국에서 CIA에게 잡혀가는 일이 있을까봐
소심한 마음에 그냥 살벌하다는 말로 대신.

텍사스에서는 GAS값이 싸다고 해서 동굴 다녀오는 길에 잠깐
통과하는 El Paso에서 꽉꽉 채워야지 기대했는데 뭐.. 별로.
차라리 아리조나 투싼 Safeway에서 클럽 카드로 할인받는게
훨씬 나은 것 같다. 그래서 밥도 해 먹고 기름도 넣을 겸
투싼에 들렀고 사와로 공원에 다시 들렀다. 이번엔 동쪽.

우리는 베이컨을 구워서 밥과 함께 먹으려고 공원에 간 거지만,
그 사람들은 즐기러 오는 것 같다. 자전거를 타거나 그늘에 앉아
책 읽고 대화하는 공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자전거를 타고 8마일 정도 되는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 적당한 운동이 될 것 같다.

동쪽은 서쪽보다 사와로 선인장의 개체 수는 적어보이지만,
다른 선인장과 나무가 많아서 더 비옥한(!) 땅인 것 같다.
사와로 선인장도 더 통통하고 말쑥한 느낌. 이제 막 어른이
되어 가지를 만들기 시작한 사와로.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전혀 다른 세상, White Sands




눈 온 게 아니다. 석고(Gypsum, 이수황산칼슘)으로 된 백사막.
원래 물이 흐르면 암석에서 떨어져 나온 석고 가루가
물에 녹아(적은 양이라도) 바다로 갈 것이지만, 이 분지에는
강이 없고 비도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가루가 그대로 남아
남서풍이 부는 대로 사구를 만든 것이다.

Alkali Flat이라는 구역에는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
부분이 있는데, 수분이 증발하여 석고가 투명석고(selenite)결정으로
바뀌어 쌓인 것이라고 한다. 알칼리성분이 있나하고 살짝 맛을 봤는데,
아무 맛도 없다. 입안에 가루가 남지도 않는다. 정말 녹은 것일까?
모래가 고우면서도 달라붙지 않는 깔끔함이란.

기념품점에서 썰매(라고 해 봐야 다라이 수준)를 파는 것 같았다.
나는 밥솥종이상자를 납작하게 하여, 한 사구의 급경사 부분에서 타 보았다.
잘 안되기는 했다. 근데 정말 재미있었다. 모래가 전혀 뜨겁지 않고
차갑다. 당시 기온이 영하 2도 쯤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부드러워서
그런지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피크닉 테이블도 남서풍에 날리는 모래를 막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난 이곳 피크닉 장소가 참 맘에 든다. 미래세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황량하지만 간결하고 독특한 분위기. 테이블마다
휴지통이 있고 가까이에 화장실도 여러 개 있다.
모래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소모된 기운을 회복할 수 있었다.



트레일을 알려주는 표지판인데, 끝까지 가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다.
대부분은 썰매를 들고 와서 맘에 드는 사구를 정해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사구를 찾아 헤맸지만, 사진을 찍기는
어려웠다. 뒤의 사구와 겹쳐 보여서 원하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최대한 그럴싸한 사구.



이 사막에서 생물이 가장 많이 산다는 Dune Life Nature Trail.
그러나 사막참새 발자국을 좀 볼 수 있었고, 도마뱀이나 쥐는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낮에도 올빼미가 앉아있기도 한다는 나무. 그러나 역시 없었다.
오른쪽 위에 달이 아주 조그맣게 찍혀있다.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Kit 여우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역시 실패하고 대신 달 사진을 찍었다. 분화구가 보이는 사진을
찍어본 것은 처음이다. 이 여우는 공원이 문을 닫는 6시 30분이 넘어야
활동을 시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