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9일 수요일

1월 5일 바르셀로나

남녀 혼성방이라고 해도 뭐 특별한 일은 없다. 이층침대가 두 개씩 침대 4개가 있는 공간이 두 곳으로 나뉘어 있어서 남자들과 굳이 얼굴을 마주할 기회는 없다. 다만 자연스레 웃옷을 벗고 돌아다니는 외국남자를 보는 재미가 좀 쏠쏠하다고 할까? 이 호스텔의 장점은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공원 속에 있어서 공기가 참 좋고 조용하다. 한 침대 당 하루에 13유로(!!!)로 완전 저렴하다. 도시세가 한 번에 0.75유로. 아침도 주고,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곳이다. 단점으로는 대중교통으로 가기에 좀 멀고 가파르며, 야생돼지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뭐 무섭긴 해도 공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라커는 꽤 크지만 너비가 좁아서 가방을 넣지 않고 침대 옆에 두었다. 돈과 여권은 복대에 귀중품은 항상 몸에 매는 크로스 백에 두고 노트북은 리셉션 센터에 있는 안전금고에 두고 돌아다니면 된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가 따로 있고, 와이파이도 잘 된다. 우리는 방에서는 잠만 자고 주로 포근한 별실에서 있었다.
그래도 4시간 이상 잘 자고 일어나서 시내 구경하러 출발. 바르셀로나에서는 차를 몬주익 공원 어디엔가 주차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차와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푸니쿨라를 타는 곳과 좀 떨어진 길가에 주차하고 산책하듯이 15분 정도 걸었다.
푸니쿨라를 타기 전에 10회권(T-10)을 9.8유로에 샀다. 1회권은 2유로이다. 이 승차권은 여러명이 사용할 수 있으며 들어갈 때만 체크하며 시간이 찍힌다. 처음 승차 후 90분 이내에 갈아타면 횟수가 줄어들지 않는다.
푸니쿨라는 지하철의 연결부분이기는 하지만 지하철처럼 늦게까지 운행하지 않고 8시까지만 운행한다. 앞뒤가 똑같은 무인 트램이다.
Montjuic에서 트램을 타면 Paral-lel에 도착한다. 지하철 3호선으로 갈아타고 Liceu역에 내리면 보께리아 시장이 나타난다. 성요셉시장. 단맛을 입혀서 계속 손이 가도록 하는 견과류, 과일 한 컵 등을 사서 먹으며 돌아다녔다. 시장이 크지 않지만 먹을거리가 다양하고 활기차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유럽은 사먹는 먹거리 값이 비싼 편인 것 같다. 마트에서 사서 해먹을 때는 그다지 비싸지 않지만...
시장에서 새우요리(gambes)와 빵, 샹그리아 한 잔을 사먹었는데 16유로. 2만원이 넘는다. 짜서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배가 부를 정도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시장에 있는 공중 화장실에는 50센트를 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스페인어와 영어를 딱히 구분하지 못하는 나의 실수. 나와 보니 이러한 문구가 입구에 붙어있는 거다. 시장 영수증을 가지고 들어가서 관리인에게 말하면 그냥 들어갈 수 있도록 카드를 대준다.
하몽(Jamon)은 스페인에서 정말 대중적으로 먹는 음식인 거다. 번화가 번듯한 건물 1층에 하몽 가게가 자리잡고 있는 것도 보았다. 이 가게 주인이 조금 줘서 먹어보았는데, 돈을 주고 사먹지는 않았다.
Wok n Walk 라는 국수집에서 볶음국수를 사먹었다. 국수, 고기, 야채, 소스 등을 종류별로 선택해서 말하면 그대로 넣어 볶아주고 휴대용 종이상자에 넣어주는 곳이다. 신나게 일하는 요리사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그릇을 닦던 수세미로 마이크 삼아 노래부르는 흉내를 낸다. 이 곳의 신기한 점은 불과 물이 함께 있는 거다. 요리하던 불이 있는 곳에서 그대로 물을 틀어놓고 세척을 하고 다시 불 위에서 요리를 한다. 세척을 하는 동안 불을 잘 피하는 게 기술이다.
대성당 앞에서 나는 사진을 찍고 어떤이는 노래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남자의 키를 키우려는 노력을 보라.
까딸루냐 음악당은 문을 닫았다. 3시까지 가이드투어가 가능한데, 돈을 들이지 않아도 1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바깥에서 기를 쓰고 내부를 들여다 보았다. 과연 천정에 꽃장식이며 계단 장식이 섬세하고 아름답다.
이제 까사바뜨요(Casa Batlo)로 가는 버스를 탄다. 우리가 탈 A Horta 행 45번 버스가 6분 후에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온다.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길 이름이 어디 씌여있는지 몰라서 이 청년들에게 길을 물었다.
까사바뜨요는 동화 속 그림같은 집이다.
택시운전기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테라스에 나뭇잎이 어우러진 듯한 건물, Casa Milla
돌아오는 복잡한 전철 안에서 소매치기 경험을 하였다. 어떤 젊은 여자가 강쌤더러 저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으라고 하는 거다. 강쌤은 고맙다며 손잡이를 잡고 또다른 젊은 여자가 그 옆으로 다가갔다. 나는 자연스럽게 강쌤과 떨어져서 뒤돌아 서 있게 되었다. 내 가방은 앞쪽으로 단단히 잡고 있었다. 세 정거장 지나서 내려야 한다고 강쌤에게 말하려고 뒤돌아보았더니, 두 젊은 여자가 강쌤을 완전히 둘러싸고 막을 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쌤. 가방." 하고 말하고 옆에 있는 여자를 보았는데 가디건으로 가렸던 손을 빼내는 것이었다. 가방이 열려있었고, 우리는 기가 막힌 표정으로 내렸다. 사진을 찍어 둘 걸. 강쌤 약과 물 같은 것만 있었기 때문에 당한 것은 없다. 오늘은 동방박사의 날 전날이라 거리에 퍼레이드가 있다고 하지만, 동행인이 너무 피곤해하였고 카메라 배터리를 달랑 한개만 들고 나오는 실수를 하였기 때문에 몬주익 분수쇼를 좀 보다가 왔다. 추운 날씨에 멀리서 봐서 그런지, 그닥 큰 감동은 없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 7시 쯤 운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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