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일 금요일

2015-0103-0503(0102)-베로나

드디어 호텔을 나섰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어제 저녁 때와 같이 주유를 하려고 들어갔다. 그랬더니 어떤 남자가 재빠르게 나와 주유구를 점령한다. 전날에는 아무도 없어서 셀프 주유를 한 터였다. 고맙네 라고 생각하면서 60유로를 주유했다. 그런데 영수증에는 리터당 금액이 1.42유로가 아니라 1.51유로였다. 뭐지? 아! 셀프와 아닌 것의 차이가 리터당 130원이었던 거다. 흑. 5천원.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아주머니도 그가 주유해주었단 말이지. 그럼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 건가?
좀 우울했지만 다음부터는 조심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달려서 베로나에 도착했다. ZTL을 조심해야 하는 첫번째 도시이다. 호텔은 ZTL바깥에 있는 것으로 정해서 괜찮지만, 베로나는 잠시 들러가는 도시라서 주차장을 찾다가 잘못 들어갈까봐 긴장되었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여러 주차장의 위치를 크게 안내해놓았기 때문에 가까운 곳까지 가서 주차하겠다는 욕심만 없으면 ZTL로 들어갈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항상 조심조심.
14시가 좀 넘어서 주차장에 차를 놓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책자에 소개된 Sorisso라는 중국집을 찾아갔다. 15시 30분에 문을 닫는다고 하여 부리나케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15시 20분에 음료수가 막 나온 테이블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구글 정보가 잘못된 듯.
완탕면을 먹고 싶었으나 메뉴에는 완탕만 있다. 하는 수 없이 완탕과 밥을 주문하여 만두를 다 먹고 밥을 말아먹으니 맛있다. 뜨끈한 쌀국수국물이 목을 타고 속으로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조카는 오리고기를 맛나게 뼈까지(!) 뜯어먹었다. 매콤하다며 고추 그림이 있는 음식을 주문한 쌤은 당면을 간장 국물에 말은 듯한 후추맛이 조금 나는 면을 배고픈 김에 끝까지 다 먹었다.
그 다음 근처 젤라또 집에서 젤라또와 커피를 마셨다. 호리호리한 중국인이 주문을 받았는데, 뜨거운 물을 더 달라고 했더니 한 컵을 가득 준다. 고마웠다.
추운 날씨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거닐고 있었다. 광장 한 쪽에는 자전거 대여소와 회전목마가 있다.



오후 4시인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분위기.

광장 끝에는 원형경기장이 있는데, 특이하게 무지개? 별똥별 구조물을 걸쳐 놓았다.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전등아래수많은 상점들의 유혹을 견뎌내며 드디어 줄리엣의 집에 도착했다.



입구로 들어가면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한 벽과 사람들로 가득한 작은 마당이 나온다.


오른쪽에 있는 줄리엣의 발코니로 가려면 요금을 내면 되지만 아래쪽에서도 충분하다.

사람들은 모두 줄리엣의 동상 앞에 모여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하는 말. 줄리엣이 웃옷을 입지 않았다는 거다. 왜? 흠.


남자들이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쇼킹했다. ㅋ.
환할 때는 밥을 먹으려는 일념으로 휙 지나버렸던 강가의 그림을 어두워진 후에야 다시 보게 되었다.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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