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일 금요일

2015-0103-0442(0102)-트렁크에 차 열쇠를 두고 닫았다.

1월 2일.
아침부터 식겁한 일이 벌어졌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할 때 짐이 많은 것을 본 벨보이가 재빠르게 짐을 받아주었다. 나는 무심코 고맙다고 했고, 그는 조용히 카트를 끌고 와서 우리의 짐을 싣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체크 아웃할 때까지 다른 손님의 청도 마다하고 꿋꿋하게 카트를 지키고 서 있는 거였다. 흠. 난생 처음 벨보이의 호위를 받은 나는 복에 겨운 나머지 트렁크에 차 열쇠를 넣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 헉. 다리에 힘이 쭉 빠지면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조카는 천진난만하게 "그럼 우리 차 못타는 거야?"라고 한 마디를 던진 후 3학년 언니와 즐겁게 놀기 시작했다.
호텔 프론트에 가서 사정을 얘기하고 Sixt에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밀라노에 있는 Sixt에 전화해보더니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차를 바르셀로나에서 빌렸기 때문에 자기네는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는 거다. 그럼 주변에 차문을 여는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냐고 물었다. 없단다. 말도 안돼. 그럼 이탈리아에서 차열쇠를 차안에 두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차문을 깬다는 거다. 헐.....
그래서 애절한 표정으로 다시 부탁했다.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으니 바르셀로나에 전화해줄 수 있냐고. 착하고 친절한 그녀는 전화해주었다. 10여분을 통화하고 기다리고 통화한 다음 드디어 답을 준다. Sixt는 그런 서비스를 하지 않으나 협력업체와 연락하여 문을 열어주겠다는 거다. 최대 두 시간만 기다리면 된다는 거다. 정말 무지하게 고마웠다. 얼마를 내면 되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더욱 고마웠다. 나중에 근처 까르푸에 가서초컬릿을 사서 건넸다.
1시간 정도 지나니 한 아저씨가 왔고 직원은 이탈리아어만 할 수 있는 아저씨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나는 함께 차로 가서 아저씨의 활동을 지켜보았다. 먼저 커다란 드라이버로 앞문 틈을 살짝 벌린 다음 고무주머니를 끼우고 바람을 불어넣어 틈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철사를 집어넣어 당기니 끝. 그리고 발과 손을 이용하여 벌어진 틈새를 아무리면 정말 끝.
아저씨는 호텔 프론트로 가서 모든 게 끝났다고 말하고 가셨다. 돈은 아마 렌트회사에서 지불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열쇠는 반드시 주머니에 넣으라는 제스쳐를 반복하시더군. 정말 고마웠다. 나는 좀 전에 벨보이에게 배운 본아논(?)이라고 말했더니 본아논이라고 답하셨다. 해피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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