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2015-0101-0456(2014-1230)-산레모에서 TIM 심카드 장착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처음 나오는 좀 큰 도시인 산레모에 갔다. 심카드를 사기 위해서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 다음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푸른색 바다 경치에 감탄하는데 곧 차가 밀려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정말 천천히 걷는 속도로 해안가로 내려갔다. 중간에 차를 돌려 나가는 차는 내 시야에서 두 대 정도 있었다. 나중에 보니 큰 길과 만나는 곳에 신호등이 있는데 그 신호를 기다리느라 그렇게 정체되었던 거다. 30분 이상 그 길에 서 있었는데 그 이후에는 밀리지 않았다. 좀 좋아보이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직원에게 TIM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한참 고민하던 그는 "아! 띰!" 그러는 거다. 팀이라고 했더니 못알아 듣는 거였다. 위치를 알려주면서 지금은 두시가 좀 넘었으니 아마 문을 닫았을 거라고 한다. 띰 사무실에 가니 과연 12:30부터 15:30까지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있다. 생각해보면 차가 밀린 게 다행이었다. 30분 더 일찍 왔으면 30분 더 방황해야 했을 테니까 말이다.
한 시간 동안 천천히 피자를 먹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레스토랑은 모두 14:30까지 영업을 한다. 그 이후에는 19:30에 다시 여는 듯. 헉. 프랑스보다는 덜 춥지만 배가 고프고 돌아다니기에 마음이 지친다. 차에 가서 간식 먹고 눈을 좀 붙일까 생각하는데 마침 사람들이 많은 레스토랑이 보인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 쉬는 시간이 없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뷔페식으로 먹으면서 추가로 주문해 먹으며, 어떤 이는 노래도 하는 등 왁자지껄한 가운데 들어가서 피자가 있냐고 했더니 피자는 없다고 한다. 해물 스파게티 하나와 쥬스 2개를 주문했다.
내 앞 테이블에 앉은 8명 정도의 사람들은 후식으로 케익을 주문했나보다. 생크림 기본에 딸기와 키위가 예쁘게 올라있는 거였다. 직원이 일단 원형을 보여주니 사람들이 감탄하고 흐뭇해하는 직원이 옆에서 먹기 좋게 잘라준다. 반응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나도 이나라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좋겠지?
주스는 곧 갖다 주었지만, 파스타는 주문을 잊은 게 아닌가 하고 한참을 기다리니 드디어 나왔다. 겉보기에는 우리나라 해물 스파게티와 별다를 게 없었다. 작은 가재, 다듬은 중하, 작은 오징어 자른 것, 홍합, 조개 등이 있었고 면은 좀 가늘어 보였다. 흠. 먹어볼까? 흠. 맛있다. 내가 먹던 스파게티와 다른 맛이 났다. 좀 짤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었는데 적당하다. 올리브유가 좋은 건가? 아무튼 맛나게 먹고 16유로를 계산하였다. 20유로를 냈는데 거스름돈으로 2유로 동전 2개를 주더군. 음. 팁으로 동전 하나를 놓고 나왔다.
본래 산레모에 일부러 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띰으로 다시 걸어갔다. 맛있게 먹고 배도 부르고 바람이 차지 않아서 기분이 좋았다. 문이 아직 닫힌 가게 앞에서 한 남자가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15:30 정각에 여나 보다.
한 할아버지가 설명해주고 가입을 도와주었다.
인터넷 스타트 2GB를 신청하려고 했더니 2GB는 없고 4GB라는 거다. 10유로를 내면 된다는 것. 게다가 3유로는 그냥 추가하는 금액인 것 같고 심카드가 10유로. 모두 23유로를 냈다. 한 달동안 4GB를 쓸 수 있을까?

내 원래 심카드(노란색)을 테이프로 붙여주고 N-TEL이라는 바코드 아래쪽에 있는 숫자를 기억해야 한다고 한다. 나중에 추가할 때 필요하다는 거다. PIN과 PUK 아래쪽은 동전으로 긁으면 숫자가 나오는데 심카드가 잠겼을 때 필요하다고 한다. PIN은 원래 0000이었으나 바꾸었다.

할아버지 직원은 2시간이 지나면 작동할 거라고 했으나 오후 8시가 넘어서야 다음과 같은 문자가 왔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띰 홈페이지에 가보라는 거다. 그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 4G라고 뜨는 자리에 H라는 글자가 뜨면서 인터넷이 되기 시작한다.

연결된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4GB중에서 얼마를 썼는지 알려준다. 하루종일 구글로 길을 찾으며 운전하고 바이버로 메시지 보내고 사진 몇 장 보냈는데도 0.1GB만 썼다. 흠. 이래서야 원. 4GB를 20여일 동안 모두 쓰려면 무지하게 노력해야겠다.

블로거로 글을 올릴 때 사진이 있으면 게시가 실패했다고 나오지만 다시 도전하면 쉽게 된다. 바이버로 사진을 찍어 보낼 때 시간이 꽤 걸리고 위치를 전송하는 것은 뭐 괜찮고, 통화하기는 어렵다. 모든 4G가 다 그런지 이탈리아라 그런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내 요금제로는 데이터로 음성 통화를 할 수 없다고 SK텔레콤 직원이 알려주었으니까.
구글 지도로 안내받으며 운전하니까 정말 편하고 좋다. 진작 이렇게 다닐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아무 준비 없이 떠나도 될 것 같은 느낌. 여행의 신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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