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2일 일요일

이 곳은 유키아(Ukiah)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반 정도 올라오면 된다.
이 곳은 볼 거리가 거의 없는 시골 동네라 그런지 숙소에 사람이 별로 없다.

이번 여행에서도 역시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공항터미널로 갔더니 내가 미국법무무에서 랜덤으로 요청하는
특별검색(?)에 당첨되었다는 거다. 그래서 다른 사무실에 전화확인을 해서
오버라이딩으로 티켓을 다시 발행해야 한다는 거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런데다가 공항터미널에서 결혼식이 있는지 차가 많았다.
덕분에 처음 집에서 출발한 다음 공항 리무진을 타는데까지 한시간이 걸렸다.
또, 리무진을 타고 가는데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올림픽 대로가
거의 주차장 수준이었다. 여의도까지 가는 50분 내내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그 이후부터는 쌩 하고 달려서 집에서 출발한지 두시간 반만에 도착.
좋은 것은 공항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었다는 것.

그런데 그 특별검색이라는 건 뭐라 해야 할까.
게이트에서 내 표를 받자마자 특별히 안내를 받아 바로 검색대로 데려간 건 Good.
다른 사람들은 줄을 서서 보안 검색을 기다리는데 말이다. ^^
그러나 검색요원이 접촉하며 몸수색하는 건 영 No Good.

거의 처음에 입장했기 때문에 빈 좌석을 사진찍을 수 있었다.

비행시간이 9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서 오전 10시쯤 도착했으나
공항 활주로가 복잡하다며 착륙하지 못하고 30분 정도 하늘을 떠돌아 다녔다.
적운형 구름과 층운형 구름이 함께 있어서 찍어보았다.
구름의 위쪽을 보기는 힘드니까... ^^


드디어 비행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그런데 세관원이 세관신고서에 장조림과 라면을 쓴 것을 보더니 다시 특별검색.
차례를 기다리는데 그 곳 검색요원은 내 앞에 있던 여자로부터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을 받아서 미련없이 쓰레기통에 부어버리는 것이었다.
난 그 장면에 완전 경악했다.(우리도 라면을 가져갔으므로)
맛있는 장조림을 저어하는 마음으로 냈더니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어머니께서 고급한우로 특별히 만드신 것인데... 아직도 애통해 하신다.
과학자나 전문가로부터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들여올 수 있다는데
인천공항세관에 물어봐야 할까?

그나마 우리의 라면은 컵라면이라 빼앗기지는 않았다.
그 검색요원이 라면의 성분을 몰라서 더더욱 다행이었다.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해물이나 육류가 들어간 것은 라면이라도 안되는 것같다.
컵라면에서 무슨 맛이 나냐고 물어보기에
북어버섯칼국수는 버섯맛이라고 하고
신라면은 그냥 매운 맛이라고 하고
나가사끼 짬뽕은 역시 매운 맛이라고 했다.
내 생각에는 별 문제없이 통과되는 것이 신라면인 것 같다. 아무래도 농심에서
로비를 한 건... 아니겠지? ^^;;
아무튼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공항 경험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있는 화장실.
미국은 아무리 좋은 호텔이라도 문의 아래쪽이 뚫려있어서
다리쪽이 훤하게 들여다 보인다.
그리고 문이 꽉 닫히지 않으니까 사람이 없는지 "똑똑"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안에서 문을 잠그면 문이 닫히기는 하지만 세로 틈새로 살짝 보인다.
일부러 보는 사람은 없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화장실에서 있을 만한 사고를 예방하려고 이렇게 만들어 놓은 듯.

짐을 끌고 3층(출발하는 층)으로 올라가서 밖으로 나가면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가는 직통 밴(Shared Ride Van, Door-to-door Van)을 탈 수 있다.
한 팀이라도 타면 바로 출발한다. 그러나 곧 국내선 승강장으로 가서 5분 정도씩
두 번 더 정차하며 승객을 태운다.


검은색이 국내선 직통 밴 승강장 표지판. 표지판에 있는 이름들은 회사 이름.
우리는 Quake City라는 회사 차를 탔다. 처음에 안내원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에는 Quick City인 줄 알았다.
특별히 예약하지 않았으면 타는 곳에 있는 안내원이 타라는 대로 타면 된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갈 때에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Bay Shuttle 등) 우리는 17달러씩 두명, 나중에 내릴 때 운전수에게
35달러를 주었더니 거슬러 주지 않고 알아서 그냥 받더군.(팁 포함)


시내에 있는 중요한 표지판인데 화요일, 목요일, 일요일에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주차금지. 거리 청소해야 한다는 거다. 위반하면 벌금이 10만원 가까이 하는 듯.
재미있는 것은 청소를 하지 않더라도 주차위반 스티커는 꼭 발부한다는 것.
시내에 주차할 때에는 주위를 잘 살펴보고 이러한 표지판을 꼭 확인해야 한다.
No Stopping(정차도 안되는 길)은 아마도 공사 중인가 보다.(2/7~2/11)

공항에도 알라모 렌터카가 있으나 굳이 시내로 가는 까닭은 가격 때문이다.
공항에서 차를 빌리면 공항세와 관광세(?)같은 세금이 많이 붙어서 10만원 이상
비싸다. 지난 번에 6주 빌렸을 때에는 거의 35만원 정도 차이가 났던 것 같다.
반납할 때에는 추가요금 없이 공항에 반납할 수 있으니까 좀 멀어도 괜찮은 선택.
사무실로 들어갔더니 진정한 진한 카레 냄새가 확 풍겼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
모두 카레를 먹은 건 아닐텐데... 우리의 김치냄새나 된장찌개 냄새도 그렇게 확
느껴질까?
우리를 맞이한 건 카레를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사람이다.
예약번호와 함께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을 미리 인쇄해서 주었더니 편했다.
매번 영어로 생각해서 주소 쓰는게 귀찮아서... 요령이 조금 생긴 듯.

멀리 보이는 사람은 이 곳 지점장이라고 한다.
내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인도인에게 허락을 받고 여기저기 찍었더니 그 사람이
boss라고 말해주더군. 사실 처음에는 작업복 같은 점퍼를 입고 여기저기 움직이며
정리를 하기에 그냥 일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금문교를 넘어서 북쪽으로 가니 날씨는 다시 맑아졌다. 대신 무진장 졸려웠다.
중간에 Santa Rosa에서 한 시간 정도 쉬었다가 다시 출발했다.
좀 무리여도 낮에 움직이는 게 밤에 잘 수 있어서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지난 번에는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고 도착하자 마자 잠을 자곤 했더니,
밤에 딱히 할일이 없어서 시간낭비인 것 같기도 하고 좀 심심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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